게시글의 제목을 보고
'스페인에 왜 이슬람의 흔적이 있어?' 라는 질문을 하실 분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블로깅에 앞서 저의 활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역사적 배경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
스페인은 이슬람세력으로부터 711년부터 1492년 까지 약 781년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당시 ‘스페인’이라는 국가명칭이 아닌 서고트라는 이름의 왕국의 모습으로 이베리아 반도에 존재했는데
당시 왕위의 계승은 아들에게로 물려지는 것이 아니라 왕국의 귀족들에 의해 선출되던 제도인데다 재위기간도 짧아 왕의 힘이 약할 수 밖에 없던 때 였습니다.
그런 배경에서 서고트 왕국의 마지막 왕 로드리고는 권력에 취해 귀족의 딸을 강제로 범하였고 이를 알게 된 그 귀족이 이슬람 군대를 끌어들여 로드리고 왕을 죽였습니다.
그의 복수는 성공했지만 그렇게 이베리아 반도에 들어온 이슬람교도들은 이베리아 반도를 넘어서 전 유럽을 이슬람화 시키고자 했고 결국 이슬람세력은 이베리아 반도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이슬람세력이 스페인을 정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뭘까요?
이슬람세력의 강한 군대와 왕의 죽음으로 인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 서고트 왕국의 병력이 그 이유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당시 스페인의 국교이던 가톨릭교의 강압적인 반유대주의와 유대교, 타종교의 억압으로 불만이 쌓여있던 유대인들과 시민들이 이슬람세력을 환영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지배세력이던 서고트 왕족은 이슬람이 쳐들어오자 도망가기에 바빴고 유대교인들과 시민들은 성문을 열어 그들을 환영했습니다.
이슬람도 항복하는 이들에겐 선처를 베풀었고 무슬림이 아니더라고 약간의 종교세만 내면 본인들의 종교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녹색은 이슬람 왕조의 영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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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스페인의 영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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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스페인 전역을 차지한 이슬람세력은 781년간 머무르다 결국 가톨릭, 종교를 명분으로 힘을 모은 스페인의 여러 왕국에 의해 물러나게 됩니다.
➤이슬람 세력이 물러나는 모습
남쪽으로 후퇴되어 지금의 안달루시아 지역이
이슬람의 영향력 아래 가장 오랜 시간 있었던 만큼
그 흔적도 많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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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조금 지루할 수도 있는 역사이야기를 한 것은
앞으로의 제가 스페인에서 활동할 내용이 역사에 대한 조금의 지식이 있어야 조금 더 재밌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이슬람세력이 스페인을 정복한 기간은 한국역사와 비교해 보자면
약 신라시대의 성덕왕, 발해의 고왕 때부터 조선의 성종 때까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적으니 더욱 그 긴 시간이 와 닿지요? :)
그렇다면 이렇게 긴 세월동안 이슬람은 스페인에 있으면서 어떤 것들을 남겼을까요?
álgebra 수학, arroz 벼, arrabal 교외, alcalde 시장, azúl 파란색
처럼 아랍어에 어원을 두고 있는 뭔~~가 아랍스러운 발음을 내는 아랍에 어원을 둔 단어들 뿐만 아니라
인도에서 가져온 0의 개념, 당나라와의 무역으로 얻은 종이, 농지에 물을대는 관개기술 까지 가져왔습니다 .
게다가
점성학, 연금술, 산수, 기하, 천문, 음악 이론, 형이상학, 윤리학, 물리학, 동·식물학, 논리학, 의학, 약리학, 수리학 등등 아주 다양한 장르의 고대 그리스의 문헌들을 아라비아어로 번역했습니다. 아랍학자들의 노력으로 그리스의 문헌들은 번역되어 보존되었고 이로부터 유럽에서의 르네상스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당시 유럽에서는 가톨릭을 믿으며 그리스 학문과 사상은 소외받았기 때문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죠.
다음 게시글에서는 제가 스페인에 와서 직접 보고 느낀 이슬람의 흔적, 그리고 스페인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 그들의 생각을 블로깅 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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